요즘 TV만 틀면 나오는 이 광고, 누구는 밥솥 광고라 하고, 누구는 즉석 요리 CF라 한다. 인기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노숙자 신세가 된 변우민, 눈덮인 산을 헤메는 산악인 엄홍길의 추레한 모습이 등장한 후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쿡(QOOK)’이라는 깔끔한 멘트로 마무리. ‘선영아 사랑해’ 이후 가장 성공한 ‘티저 광고(teaser advertising·제품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고)’로 불릴 만한 이 광고의 정체는 KT가 4월에 론칭하는 새 유선통합브랜드 ‘QOOK’이다. 광고를 만든 제일기획에 몇 가지 궁금증을 따져 물었다.

집 나가 겪는 각종 고생담을 소재로 한 ‘쿡(QOOK)’ 광고.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티저 기법을 사용했다. 엄홍길편(左)과 변우민편. [제일기획 제공]

#‘개고생’이란 단어, 어떻게 심의 통과했지?

아무 문제 없었다. 왜냐. ‘개고생’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당당히 등재된 표준어이기 때문이다. 뜻은 ‘어려운 일이나 고비가 닥쳐 톡톡히 겪는 고생’이다.

제작진은 인터넷, IPTV, 전화 등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각종 IT 서비스를 한데 묶은 통합서비스의 이름을 고심하다 ‘집에서 세상을 요리(Cook)한다’는 느낌을 살린 ‘QOOK’을 만들었고, 이어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자극적인 카피를 생각해냈다. 하지만 과연 이런 ‘막말’을 광고에 써도 되는지 고민이었다. 마침 회의 멤버 중 한 명이 퀴즈프로 ‘스타 골든벨’에 ‘표준어 아닐 것 같은 표준어’로 ‘개고생’이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해냈고, 제작진은 일제히 환호를 터뜨렸다.

#이 광고, 산악인 비하 아닐까?

카피에 걸맞은 ‘개고생’ 영상을 찾아내는 것이 다음 숙제였다. 마침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남자 주인공 교빈(변우민)이 옛 아내에게 복수를 당해 거리를 떠도는 내용이 방송중이었고, 광고 컨셉에 ‘딱’이라 판단됐다.

피서지에서 텐트를 부여잡고 밤을 새거나, 무전여행을 떠났다 개밥을 탐내는 일반인 고생담은 제작진의 경험 중에서 뽑았다. 문제는 산악인 엄홍길 편. ‘인간 승리’의 현장을 감히 ‘개고생’이라 폄하한다는 게 제작진에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제안을 받은 엄홍길씨가 ‘재밌다’며 흔쾌히 오케이를 했고, 본인이 보관중인 각종 영상 소스까지 제공했다. 광고 말미의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멘트는 변우민, 엄홍길씨를 직접 캐스팅해 더빙했다.

지난달 25일 방영을 시작한 이 광고는 다음주께 사라질 예정. 제일기획 이은정 대리는 “‘QOOK’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최대치에 이르렀다고 판단됐을 때, 본격 론칭 광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